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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조회수 ‘분양사기 15년 투쟁’ 이종수씨, 분양 시스템 맞서 53개 소송 승리…“유일한 무기는 입주민 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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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6-06-1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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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조회수 업체·지자체·은행, ‘합법’ 앞세워 거짓·부실 분양 피해 떠넘겨잔금거부로 싸움 시작…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등 ‘법대로’ 대응직장 잃고 건강도 해쳤지만 “이중잣대를 단일잣대로 만들어”
“사업이 망하면 사업자가 책임져야 하잖아요. 그런데 이 바닥에선 왜 소비자가 책임져야 하냐고요.”
잔금 ‘2억원’을 안 내려고 15년간의 무모한 싸움을 시작한 이유를 묻자 이종수씨(66)는 “이렇게 힘들고 오래 걸릴 줄 알았다면 안 했을 것”이라며 “다만 그 당시엔 분함을 넘어 실소가 나왔다”고 했다.
“거짓 광고를 한 것도 모자라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인 아파트를 반품할 방법이 없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잔금을 내요. 그런데 그게 ‘위법’이래요.”
지난 8일 만난 이씨는 최근 <집으로 가는 먼 길>을 냈다. 책에는 평범한 입주 예정자였던 그가 제값에 제대로 된 아파트를 얻기 위해 15년간 싸워 승리한 ‘무용담’이 담겼다. 책 표지엔 “한국 아파트 분양 역사상 전무후무했던 아파트 대첩”이라는 홍보문구가 등장한다. “입주자가 분양 시스템 전체에 맞서 이긴 건 사실상 처음”이다.
그가 싸워야 했던 건 “거짓 광고”를 한 시행사나 “부실시공”을 한 시공사뿐만이 아니었다. 자치단체와 은행, 국세청 등 분양 시스템 구성원 전체였다. “웃긴 건 그들 모두가 법을 지켰다는 거예요. 그 결과 소비자인 우리가 사업 리스크를 지게 됐을 뿐이었던 거죠(헛웃음).”
그는 당시 서울을 30분 이내에 갈 수 있는 고속화도로의 진입로가 아파트 주변에 들어서고, 영어학교가 단지 내에 건설될 거라는 시행사의 광고를 믿었다. 그래서 “주변 시세의 2배에 달하는 분양가도 감수했다”고 했다.
그러나 분양대금의 70% 정도를 냈을 때 모두 “거짓”이라는 걸 알았다. “진입로는 2년 전 취소된 사업이었고, 영어학교 건은 학원법 위반 사항이었어요.”
싸움이 시작됐다. 잔금 납부 거부 투쟁, 이에 맞선 시행사의 ‘연체 이자 부과’ 압박, 이를 다시 ‘합법적’으로 무력화시킨 그의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결국 잔금을 받지 못해 부도 위기에 몰린 시행사가 하자 보수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되는 전개, 과대 광고나 공사 하자 등에 대한 손해배상금과 잔금을 ‘상계’(서로 맞바꾸는 것)하는 묘수 등이 이어진다.
대출금을 못 돌려받게 된 은행이 아파트라도 팔아 빚을 받아내려고 입주자가 아파트를 못 갖게 제동을 걸고, 세무서가 미납 세금을 못 받을까봐 다시 ‘아파트 쟁탈전’의 ‘끝판왕’으로 등장하는 전개, 그 쟁탈전에서 ‘최약체’인 입주자들이 아파트도 잃고, 이미 낸 계약금과 중도금조차 돌려받지 못할 상황에 처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 전개된다.
그의 활극은 소비자가 어떻게 ‘덤터기’를 쓰는지 보여준다. 입주자들은 소비자인 동시에 계약금과 중도금 등 가장 많은 채권을 가진 채권자이지만, 조세채권에 밀리고 은행의 ‘우선 수익권’에 밀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드러낸다.
“땅 짚고 헤엄치기식” 분양 사업의 실체도 엿볼 수 있다. 대기업 등은 자본금이 수억원 정도에 불과한 ‘일회용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그 법인이 은행 돈을 빌리게 한다. 사업이 잘되면 이익을 보고, 망하면 일회용 SPC의 ‘파산’을 통해 은행 빚을 없애버리는 ‘안전한 사업모델’ 말이다.
세계 유례가 없는 ‘SPC와 선분양제의 결합’이 어떻게 ‘하자투성이 아파트’를 양산하고, 걸핏하면 시행사 부도를 일으키는지도 유추할 수 있다. 자본금이 적은 SPC는 은행 빚으로 사업자금을 대고, 입주 예정자들이 내는 중도금 등으로 그때그때 빚을 갚는다. 이 현금 흐름이 막히는 순간 ‘파산’이 오는 상황이 그려진다.
손해배상, 채무부존재 확인, 계약해제 확인, 잔금 청구 소송 대응 등 53개의 소송에서 최종 승소 또는 소 취하를 끌어내며 권리를 지켜냈다.
박준선 변호사(전 국회의원)는 “그간 국토교통부 등 주무 부처도 손을 못 쓰고, 국회, 언론 등도 전모를 체계적으로 드러내지 못해왔다”며 “여러 주체가 얽힌 데다 증거도 마련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일반인이 분양 시스템 전체를 상대로 모순을 입증할 증거들을 차곡차곡 남기면서 수십년 묵은 ‘비상식’의 전말을 드러냈다”고 했다.
이씨는 정보기술(IT) 분야 일을 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노후를 대비해 사업도 막 시작한 무렵이었다. 그러나 15년의 싸움으로 직장도 잃고 사업도 접었다. 폐암까지 얻었다.
눈앞의 ‘적’보다 그의 건강을 더욱 해친 건 역설적이게도 ‘입주자’들이었다. “저를 공격하는 입주자분들도 꽤 있었어요. 형사고발도 당했습니다. 시행사 측이 친인척 등을 입주자로 둔갑시켜 ‘갈라치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어요. 단결된 대응을 못하게 하려고요.”
가장 힘들었던 건 ‘자신과의 싸움’이었다고 했다. “15년 만에 승리가 찾아온 그 순간까지 단 하루도 이길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기적처럼 위기를 돌파하기가 무섭게 더 큰 위기가 닥쳐오는 나날의 연속이었어요.”
그런데도 버틴 것 또한 입주자들 때문이라고 했다. “당시 입주예정자협의회장을 맡았어요.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상태’였죠. 입주자들과 고락을 함께하면서 그들의 딱한 사정을 다 알게 됐죠. 포기하면 그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눈에 선한데 어떻게 그만두겠어요.”
‘합법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법대로’로 승리한 비결은 “이중잣대를 단일잣대로 만드는 것”이었다고 했다. “입주자의 처지보다 시행사의 부도를 걱정하는 지자체, 입주자의 채권보다 거대 은행의 채권 만족에 더 신경 쓰는 파산관재인 등에게 ‘동일한 잣대’를 압박했어요.”
그 수단으로 삼은 게 ‘머릿수’였다고 했다. “입주자들의 단결력이 유일한 무기였죠. 잔금 납부 거부도 함께해야 효과가 있어요. 서로의 ‘신뢰’를 유지하려 최선을 다했어요.”
그는 ‘법알못’(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던 자신이 변호사들로부터 “우리보다 낫다”는 얘기를 듣게 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입주자의 질문에 막힘없이 답해주기 위해 날마다 공부했어요. 묻는 말에 답도 못하는 대표를 누가 믿고 함께하겠습니까.” 글·사진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분양 시스템의 구조적 모순을 별도의 웹 기사를 통해 해부했습니다.
▶[빚으로 지은 집, ‘덤터기’는 내가②] 10박스 기록으로 해부한 분양시스템의 모순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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