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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지원사 ‘내란 중요임무 종사’ 전직 총리 헌정사상 첫 법정구속, 코스피는 사상 첫 5000p 돌파 [신문 1면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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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6-01-2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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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지원사 ※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대략 3000~4000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 “양키 고 홈”…그린란드 시민들, 트럼프 야욕에 거리로 (1월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구상을 견제하고 나선 유럽 8개국을 상대로 ‘관세 부과’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트럼프는 자신의 SNS트루스소셜에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상품에 내달 1일부터 10% 관세가 부과되며, 6월1일부터는 25%로 인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그린란드와 덴마크 곳곳에선 트럼프의 그린란드 병합 구상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19일 월요일자 1면 사진은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 열린 시민들의 시위 장면입니다. 누크 시민들은 “양키 고 홈”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그린란드는 판매 대상이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이날 시위에는 누크 인구 2만 명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천 명이 모였습니다. 하얀 눈 덮인 원색의 집들 사이에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보이는 사진을 골랐습니다.
■ 입 한 번 못 떼고… (1월20일)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못하고 파행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이 부실하게 제출된 자료로는 검증을 진행할 수 없다는 야당 의원들 주장에 따라 여야 간사에게 협의를 요구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갑질과 부정청약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된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갖고 있거나 확보할 수 있는 자료는 다 제출했다”며 “청문회가 열려 국민들 앞에 소상히 소명할 기회를 갖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면 사진을 이 후보자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청문회 대기 장소로 이동하는 모습입니다. 이날 이 후보자 출석 없이 진행된 재경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청문회 진행 필요성을 두고 공방을 벌였습니다. 언제 개최될지 모르는 청문회를 기다리며 대기실에서 도시락을 먹는 이 후보의 사진이 시선을 끌었습니다만, 대상을 희화화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는 이유로 배제했습니다. ‘국회 파행’을 드러낼 때 흔히 쓰는 텅 빈 회의장보다 이혜훈이라는 인물에 포커스를 맞춰 사진을 선택했습니다.
■ ‘1억 수수 의혹’ 강선우,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출석 (1월21일)
김경 서울시의원으로부터 공천 헌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전 더불어민주당)이 경찰에 처음으로 출석했습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강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공천 헌금을 받은 정황이 담긴 녹취가 언론에 공개된 지 약 3주 만입니다. 강 의원은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저는 제 삶에 원칙이 있고, 그 원칙을 지키며 살아왔다”고 했습니다. ‘공천 헌금 1억원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1면 사진은 강선우 의원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는 모습입니다. 1면 사진 자리를 두고 강 의원의 경찰 출석과 ‘최강 한파’ 사진이 다퉜습니다. 결국 강 의원 사진이 1면을 차지했습니다. 좋은 사진 앵글을 위한 취재석 확보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공공범죄수사대 밖에서 한파에 떨었던 현장기자의 고생에 대한 보상의 의미도 조금 담겼다고 생각합니다.
■ 헌정사상 첫 ‘법정구속’ 전직 국무총리 (1월22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에 가담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법원이 징역 23년의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12·3 계엄에 대해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발령된 것으로 내란이자 친위 쿠데타”라고 명확히 하고, 한 전 총리가 이를 막지 않은 책임이 크다고 봤습니다. 한 전 총리는 그간 자신은 사전 모의에 참여한 바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서는 다른 국무위원들의 반대 의견을 모아 대통령을 말리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주장을 모두 배척한 재판부는 “피고인은 내란이 성공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국무총리로서 헌법 수호의 의미와 책임을 끝내 외면하고, 오히려 그 일원으로서 가담했다”며 “대한민국은 자칫하면 국민 기본권과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유린당했던 어두운 과거로 회귀해 독재정치라는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수 있었고, 국민은 씻을 수 없는 상실감과 상처를 입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1면 사진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눈을 감은 채 재판장의 양형 사유를 듣는 모습입니다. 이 사진은 법원이 제공한 영상을 캡처해서 쓴 겁니다. 법원이 방송 생중계는 허가했지만, 내부 사진취재는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반드시 역사에 기록해 남길 장면인데 제공 영상을 캡처하면서 씁쓸했습니다. 이날은 사상 처음으로 전직 국무총리가 법정구속이 된 날입니다.
■ ‘5000p’ 맛보고 종가 기준 최고가 마감 (1월23일)
코스피 지수가 장중 5000선을 넘어 증시의 새 역사를 썼습니다. 지난해 10월말 4000선을 넘은 지 불과 석 달 만입니다. 1980년 1월4일 100을 기준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46년 만에 50배 성장했습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미국의 유럽에 대한 관세 철회 소식에 상승해 장중 사상 처음 5000선을 돌파했습니다. 코스피는 4952.53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면 사진은 장 초반 코스피가 5000선을 넘어서자 한 대형은행 딜링룸의 직원들이 박수를 치며 축하하는 모습입니다. 최근 코스피가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사진기자의 현장 취재가 많아졌습니다. 딜링룸을 운영하는 은행들은 코스피와 코스닥 등이 표시된 대형 현황판을 정비하고, 취재진 유치 경쟁에 나섰습니다. 몇몇 은행에서 5000 돌파 세리머니를 준비했습니다. 국민의 관심이 높은 뉴스사진으로 자사 홍보에 도움이 되게 하겠다는 건 말릴 이유가 없습니다만, ‘이건 좀 오버다’ 싶은 부분도 있더군요. 어쨌든 매체의 필요와 은행의 필요가 서로 충족이 되는 사안인 건 분명합니다.
[주간경향] 1000조원 시대를 앞둔 퇴직연금의 기금화 작업을 둘러싸고 연초부터 여론이 뜨겁다.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으로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자본시장의 또 다른 물줄기로 삼겠다는 게 정부·여당의 계산이지만, 사실상의 후불 임금이자 사유재산인 퇴직금이 기금화되면 정부가 쥐락펴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개인들의 우려가 충돌하면서다. 전문가들은 노후소득 보장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에 머무는 상황에서 자산 배분과 규모의 경제 구현을 위한 기금화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인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자본·외환시장에서 정부의 구원투수로 전락한 ‘국민연금’의 그림자를 지워낼 시장 중심의 기금화 모델이 근간이 돼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지난 1월 12일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는 ‘퇴직연금 기금화 추진을 반대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평생 일한 대가로 적립한 개인의 사적 재산”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금화는 개인의 운용 권한을 제한하고, 운용 실패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퇴직연금 운용을 하나의 기금으로 집중시키는 것은 정치적·정책적 개입 위험을 높이고, 한 번의 판단 오류가 수많은 국민의 노후 생활에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퇴직연금 기금화 추진 즉각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청원의 배경에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퇴직연금 의무화 및 기금화 작업이 자리하고 있다. 퇴직연금 의무화·기금화는 이재명 대통령의 ‘코스피 5000’ 공약을 뒷받침하는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 증시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이번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퇴직연금은 과거 근로기준법에 따른 법정 퇴직금제도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데, 1년에 1개월 치 임금을 퇴직 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퇴직연금 의무화는 회사가 문을 닫더라도 퇴직금이 제대로 지급될 수 있도록 회사 바깥에 퇴직금을 적립하고, 노후소득보장 강화를 위해 연금 형태로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의무화가 퇴직연금의 골조라면 기금화는 이에 효율성을 더하는 작업이다. 개인과 기업별로 뿔뿔이 흩어진 퇴직연금을 기금 형태로 모아 자산운용 전문기관에 맡김으로써 자산 배분과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한 수익률 증가가 핵심 목표다. 퇴직연금은 크게 DB(확정급여형 퇴직연금)와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형으로 나뉜다. DB는 회사가 퇴직금 운용에 책임을 지고 퇴직 시 확정 금액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것이고, DC는 회사가 법정 부담금만 내고 근로자 본인이 운용을 결정해 수익과 손실에 책임을 지는 구조다. 두 형태 모두 기업과 개인이 은행이나 증권, 보험사 같은 퇴직연금운용사를 선택해 ‘이러저러하게 퇴직금을 운용해달라’고 맡기는 계약형이다.
그런데 개별 계약의 특성상 투자수익률 제고에 필수적인 자산 배분 기능이 적고, 퇴직금은 ‘인생의 마지막 보루’라는 인식까지 큰 탓에 원리금보장상품 투자 비중이 높아 수익률이 크게 낮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퇴직연금 통계’를 보면 2024년 총적립금액은 431조원으로 전년 대비 12.9%(49조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원리금 보장형 퇴직연금 비중은 74.6%에 달하는데, 최근 5년간 수익률은 연 2%대 초반에 그친다.
정부로서는 기초생활보장과 같은 1차 사회안전망과 국민연금 같은 2차 공적 연금에 더해 퇴직연금이라는 삼중의 노후소득 보장 그물망을 완성하기 위해선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익률의 퇴직연금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산운용 전문가들이 국내외 주식, 채권, 부동산, 인프라 등 다양한 곳에 분산 투자해 ‘예금 금리+알파’의 수익을 기대하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데, 충돌 지점은 결국 ‘그래서 내 퇴직금을 대체 누가 가져가서 운용할 건데’로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2024년부터 퇴직연금 기금화와 관련된 입법 활동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을 기금형 퇴직연금 사업자로 참여시키는 한정애 의원 안과 국민연금공단과 같은 형태의 퇴직연금공단을 새로 만드는 박홍배·안호영 의원 안, 기금을 수탁할 전담 금융기관을 선별적으로 인·허가해 수탁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안도걸 의원 안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의 역할이 부각된 한정애 의원 안과 아예 퇴직연금공단을 새로 출범시키는 박홍배·안호영 의원 안의 경우 퇴직연금 기금을 일종의 공적 관리 대상으로 포함시켜 정부의 입맛대로 쓰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에 불을 붙였다.
당장 지난해 연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연금을 환율 방어 수단으로 이용하면서 공적기금에 대한 불신을 키운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환율 방어에 동원되고, 최근에는 정해진 국내 주식 비중을 더 늘리겠다면서 기금위도 연다”며 “국민연금이 정부 쌈짓돈처럼 여기저기에 쓰인다는 의심을 (일반인들은) 할 수 있는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 퇴직연금 개혁 작업이 ‘기금화’라는 한마디에 꽂혀 불이 붙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퇴직연금 기금화는 개인이나 전체 사회 모두에게 필수적인 작업”이라면서도 “연기금화 되는 게 결국 ‘국민연금 같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인식을 정부가 해소하지 못하면 이도 저도 아닌 안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본시장 관계자는 “퇴직연금과 성격은 다르지만, 국민연금도 1998년 이전까지는 일시금으로 출금할 수 있었다”면서 “이후 노후소득 보장을 이유로 일시금 출납을 막았다. 정부에서 퇴직연금 역시 공적 노후보장 시스템의 일부로 인식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향후 (출금 등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등 제한을 걸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우려가 근거 없는 음모론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선임연구위원은 “퇴직연금은 국민연금과 다르게 이연된 후불 임금으로 판단한다. 마치 정부가 정책에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하기 위해 퇴직연금을 기금화하려고 한다는 것은 할 수도 없고,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의 높은 수익 성과로 국민연금이 혜택을 보고 있고, 퇴직연금도 이런 성과를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으로 이해를 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성주호 경희대 교수(경영학과)도 “국민연금은 퇴직연금과 달리 처음부터 모든 사람의 가입을 정부가 법으로 전제했고, 그래서 운용 지시를 관리공단에서 한다는 제도가 처음부터 같이 시작된 것”이라면서 “정부가 책임을 지고 운용을 하는 그런 형태는 세계적으로도 찾기 힘들고, 또 (정부가) 그렇게 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적인 대안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위해서는 금융지주사에서 독립적으로 인적 분할된 퇴직연금기금 전문운용사들이 장기수익률과 수수료로 경쟁하는 금융기관 기금형이,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퇴직연금공단을 설립해 정부의 재정 지원 아래 중소기업 근로자의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하는 이원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퇴직연금 기금화를 둘러싼 여론이 나빠지자 야당도 발을 담갔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근로자의 노후자산을 국가가 일괄적으로 운용하겠다는 발상은 위헌”이라며 “이재명 정권이 추진하는 근로자 퇴직연금 기금화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개인의 퇴직연금마저도 연금공단을 만들게 된다면 국가가 필요한 경우에 얼마든지 개인의 노후연금을 갖다가 쓸 수 있다는 이야기”라면서 “운용 과정에 부실과 불합리한 점은 물론이고, 운용 실패의 책임마저 국민에게 그대로 전가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정부를 공격했다.
이처럼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자 대통령도 해명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21일 신년기자회견에서 “퇴직연금 수익률이 은행이자 수준으로 낮은 것은 사실이고, 노동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노후자산인데 이렇게 두는 게 바람직하냐? 기금화하면 정말 더 나아지냐? 이런 걸 충분히 논의하자는 것”이라면서 “기금화도 대안 중 하나인데, 기금화가 싫다면 못 하는 것이다. 더 나쁘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고, 불합리하게 해서 욕먹을 일은 절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시중에서 제기되는 여러 의혹에 단호하게 선을 그은 것이지만, 퇴직연금 기금화 작업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정부·여당이 퇴직연금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모건스탠리 선진국 지수 편입, 퇴직연금 기금화 등을 통해 수급 여건을 개선하고 유동성을 확충해 국내 주식시장에 더 큰 활력을 불어넣겠다”,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2030년 1000조원으로 늘어날 것인데 이를 기금화해 대형 투자가 가능해지면 대한민국 자본시장 전체에 도움이 될 것” 등 증시 수급을 위해 퇴직연금 기금화를 활용하겠다는 발언을 수차례 내놨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퇴직연금을 소극적 사회안전망의 일환으로 인식, 재산권 행사에 점차 제동을 걸 것이라는 인식도 여전하다.
흔들리는 여론과 별개로 정부의 퇴직연금 의무화·기금화 작업은 최근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퇴직연금 개혁 작업을 위해 지난해 마련된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태스크포스(TF)’는 1월 현재 퇴직연금 의무화와 기금화에 대한 큰 틀의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TF는 이르면 1월 중 합의안을 마련해 정부에 해당 개혁안을 권고할 예정인데, 정부는 이를 참고해 기금화 방안을 확정해 공개한다.
TF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야 할 것이 많다”면서 “분명한 것은 퇴직연금 기금화가 기존 계약형 퇴직연금 이런 것들을 없애겠다는 것이 아니라 금융 지식이 많은 분은 알아서 (계약형으로) 하고, 내 돈을 조금 규모화해서 투자하고 싶은 분들은 그런 투자를 하기 위한 (기금형) 선택지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 일시금 출금 금지’ 등 세간의 불안에 대해서는 “TF 내에 노동계 위원, 시민사회 위원들이 모두 들어와 있는데 그런 결정이 내려진다면 동의하시겠냐.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연금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개혁 속도를 둘러싼 신중론은 나온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IT금융경영학과)는 “퇴직연금 의무화·기금화라는 게 근로자 입장에서는 일단은 강제 가입하고 연금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일시금으로 쓸 수 있는 선택지를 줄이는 거니까 부담이고, 지금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사업주로서는 당장 회사밖에 퇴직연금용 자금을 마련해야 하니 새로운 부담”이라면서 “근로자나 사업주, 특히 영세사업주들 모두 이게 나하고 관계있는 일인지, 그런 논의가 있는지조차 잘 알지 못할 텐데 과연 이런 상태에서 그분들 의견을 수렴했다고 볼 수 있겠나”고 우려했다.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냈던 그는 “퇴직연금에 대한 기대는 근로자 나이, 소득수준, 기업 규모에 따라 모두 다르고 제각각 다른 입장이 있다”면서 “국가적 입장에서, 연구자 관점에서 ‘이거 연금제도로 활용하면 정말 좋은데’ 이렇게 접근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한 눈망울로 세상을 아름답게만 바라봐준 이호야, 그곳에선 아름다운 광경만 가득하길 바랄게.”
권혁범 동물복지사가 26일 오전 충북 청주동물원에서 열린 작은 추모식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추모사를 읽어 내려갔다.
이날 열린 추모식은 지난 24일 세상을 떠난 스무 살 호랑이 ‘이호’를 배웅하기 위해 마련됐다. 2014년부터 10년 넘게 이호를 전담해온 권 복지사는 이호를 “사람을 너무나 좋아하면서도 영리했던 친구”라고 기억했다.
그는 “이호는 사육사가 다가가면 철창에 몸을 비비며 호랑이 특유의 호감 표시인 ‘프루스텐’ 소리를 내던 순둥이였다”면서 “하지만 ‘청소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다가가면 귀신같이 눈치를 채고 말을 듣지 않아 애를 먹이곤 했다”고 말했다.
이호는 2006년 청주동물원에서 태어났다. 어미의 보살핌을 받지 못해 사람들 손에 자란 ‘인공포육’ 개체다. 이듬해 태어난 수컷 ‘호붐’, 암컷 ‘호순’과 함께 청주동물원을 대표하는 호랑이 삼남매로 관람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은 “사람 손에 자라다 보니 동물복지사들을 마치 부모나 형제처럼 따랐다”며 “동물원 사람들에게 몸을 비비며 반기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이호는 지난 24일 정오쯤 노환으로 죽었다. 동물원 측은 노화로 인한 장기 부전을 죽음의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호랑이의 사육시설 평균 수명이 15년 안팎임을 감안하면 20세의 이호는 천수를 누린 셈이다. 이호는 국내 사육 호랑이 중 최장수 개체이기도 했다.
권 복지사는 “이호는 성격이 온순해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아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호붐이 먼저 떠난 데 이어 이호까지 ‘무지개다리’를 건너면서, 이제 청주동물원 호랑이 남매 중에는 ‘호순’이만이 홀로 남게 됐다.
동물원 측은 떠나는 이호를 위해 일반적인 절개 부검 대신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선택했다. 통상적으로 동물원은 폐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진행하지만, 이호에게는 이 방식을 적용하지 않았다. 김 팀장은 “동물원 구성원들도 이호의 사망으로 가족을 떠나보낸 상실감, 즉 ‘펫로스’의 아픔을 겪고 있다”며 “20년을 매일 보며 자식처럼 기른 친구인데, 감정적으로 차마 칼을 대고 해체하는 부검을 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청주동물원은 동물원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추모 공간에 이호의 이름이 새겨진 명패를 안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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