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마케팅 [이상헌의 공평한 어리석음]설명 뒤에 숨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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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6-01-24 20:04본문
책임을 물을 때마다 설명은 늘어난다. 그리고 그 설명은 거의 언제나 두 갈래로 갈라진다. 하나는 시스템 탓이고, 다른 하나는 개인의 선택 탓이다. 구조가 문제이거나, 개인의 판단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갈래 설명이 등장하는 순간, 결정의 순간은 마법처럼 사라진다. 누가 무엇을 선택했는지, 왜 그 선택이 가능했는지는 모호해진다.
설명은 본래 책임을 위해 존재했다.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그 결과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말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설명은 책임을 밀어내는 기술이 되었다. 이 지점에서 설명은 이상한 균형을 이룬다. 사고가 나면 ‘시스템의 한계’가 원인이 되고, 성과가 나면 ‘개인의 탁월한 판단’이 공로가 된다. 실패는 구조에 흡수되고, 성공은 개인에게 귀속된다. 설명은 공정해 보이지만, 책임은 늘 비어 있다.
역설적으로, 많은 결정은 애초에 설명에 기반해 내려지지도 않는다. 중요한 결정들이 충분한 분석과 근거 위에서 내려진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설명은 출발점이 아니라, 사후에 덧붙여지는 정당화에 가깝다.
한때 ‘인플레이션 2%’라는 목표는 모든 중앙은행에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성배와 같았다. 고도의 과학적 합의가 뒷받침된 기준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출발은 믿기 어려울 만큼 우연이었다. 1990년대 초 뉴질랜드의 재무장관이 인터뷰에서 대략적인 기준으로 제시한 숫자가 중앙은행의 목표가 되었고, 이후 뉴질랜드의 ‘우연한 성과’ 덕분에 반복과 인용, 이론화를 거치며 세계적 기준으로 굳어졌다. 우연한 숫자가 필연이 되자, 이 목표로 인해 경제적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속출해도 책임질 사람은 없다. 목표를 법정에 고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책임은 없고 시스템만 남는 사례는 수 없이 많다. 최근 쿠팡의 국회 청문회가 대표적이다. 사고는 발생했지만, 누구도 “내가 결정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판단은 시스템이 했고, 절차는 규정에 따랐으며, 개인은 규정의 집행자였다는 설명이 반복됐다. 그 결과, 사고는 있었지만 결정자는 없었고, 결과는 있었지만 책임의 주어는 끝내 등장하지 않았다. 책임 없는 설명의 도돌이표 속에서, 애먼 소비자와 노동자의 ‘잘못된 선택’만 유죄다.
여기서 설명은 다시 두 갈래로 작동한다. 한편에서는 “시스템이 그렇게 작동했다”고, 다른 편에서는 “개인의 일탈은 없었다”고 말한다. 시스템과 개인 사이에 놓여 있어야 할 결정의 순간은 그 틈에서 사라진다. 설명은 완벽하지만, 책임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 패턴은 특정 기업이나 조직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든 국제기구든, 대기업이든 대학이든 비슷하다. 어떤 선택은 제한된 정보와 시간 속에서 내려진다. 그러나 그 선택을 둘러싼 설명은 끝없이 확장된다. 보고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문장으로 마무리되고, 그 분석은 다시 다음 선택을 정당화하는 재료가 된다. 설명은 순환하지만, 누가 선택했는지는 점점 보이지 않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설명을 좋아한다. 설명은 안전하기 때문이다. 노동과 복지, 청년과 기후, 불평등과 민주주의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시끌벅적하지만, 이 소란은 종종 저쪽 설명이 이쪽 설명에 시비를 거는 것일 뿐이다. 설명은 갈등을 중재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결정을 연기한다. 반면 결정은 언제나 불편하다. 누군가에게는 손해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불공정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는 설명을 더 쌓고, 결정을 더 멀리 밀어낸다.
그 결과 사회는 점점 더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더 무기력해진다. 모두가 문제를 아는 사회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가 아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설명이 아니라, 설명의 방향을 바꾸는 일일 것이다. 시스템과 개인 사이에 묻혀 있던 결정의 순간을 다시 드러내는 일,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를 감당할 주체를 다시 호명하는 일이다. 그 작업 없이는 설명은 계속 늘어날 것이고, 책임은 계속 보이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렇게 긴 설명 끝에 남는 것이 있다면, 아마도 그 설명을 매일같이 써온 나 자신일 것이다.
‘혐중 정서’는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혐중은 갑자기 생겨난 것도, 그렇다고 계속 같은 결로 드러난 것도 아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국과 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 경제·사회·외교 등 다방면에서 상호작용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몇몇 사건이나 정치 상황과 결부돼 반중·혐중 정서도 불거졌다.
최근 경향신문이 ‘중국 관련 기사’(제목에 ‘중국’ 키워드가 1개 이상인 기사)에 달린 댓글 약 34만건을 분석해보니,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댓글의 절반이 반중·혐중으로 드러났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 이후 중국 관련 기사의 댓글에 표출된 혐중 정서는 국내 정치 상황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혐중 정서가 고조되자 이를 경계하는 ‘반(反)혐중’ 정서도 확인됐다. 반혐중 정서는 정부의 대중국 외교 정책을 지지하는 정치적 입장, 한국의 경제·외교적 이익을 도모하는 실리적 입장, 소수자를 향한 혐오 표현을 비판하는 윤리적 입장 등에 의해 표출됐다.
이번 댓글 분석은 포털사이트 네이버 뉴스에서 중국 관련 기사가 많았던 4개 시기별로 오픈AI가 제공하는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중 GPT-5.1 모델을 이용해 댓글을 ‘반중’ ‘혐중’ ‘반혐중’으로 분류해 진행했다. 인공지능(AI) 도구인 구글 노트북LM을 이용해 댓글의 질적 분석도 했다.
별도로 댓글의 형태소를 분석해 많이 쓰인 단어와 연관어(유사한 맥락에서 함께 쓰였을 가능성이 높은 단어)를 추출했다.
‘시기 1’은 2022년 2월8~9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개회식에서 조선족이 한복을 입고 등장하고 쇼트트랙 편파판정 논란이 있던 때, ‘시기 2’는 2024년 12월12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이후 4차 담화에서 ‘중국’을 언급한 이후다.
‘시기 3’은 지난해 9월29일 중국인 무비자 관광 허용 즈음, ‘시기 4’는 지난해 10월27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이다.
특히 시기 2부터 국내 혐중 정서가 도드라졌다고 보고, 이전 혐중 정서와 비교하기 위해 시기 1을 비교 대상으로 설정했다. 댓글 건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시기 1을 제외하고 각각 한 달을 분석기간으로 잡았다.
중국 정부 및 정책 등에 대한 이성적인 측면에서의 반감 및 거부감 등을 표현한 경우 ‘반중’ 댓글로 분류했다. 중국, 중국인, 화교, 조선족을 아우르는 ‘중국적인 것’에 대한 적대감, 비하, 혐오 표현 등은 ‘혐중’ 댓글로 봤다. 중국과의 관계를 실용적 관점에서 판단하는 등 혐중 정서를 경계하는 댓글은 ‘반혐중’으로 분류했다.
시기 1의 중국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전체 13만1677건) 중에서 반중은 18.8%, 혐중 31.6%, 반혐중은 1.0%로 분류됐다. 시기 2의 댓글(7만4815건)에서 반중은 6.0%, 혐중 9.6%, 반혐중은 1.3%였다. 시기 3의 댓글(7만9269건) 중에서 반중 8.9%, 혐중 24.5%, 반혐중 6.2%였다. 시기 4의 댓글(5만4184건) 중 반중 13.8%, 혐중 17.3%, 반혐중 3.6%로 나타났다.
베이징 올림픽 당시 이른바 ‘한복공정’ 및 쇼트트랙 편파판정 논란은 대중의 공분을 일으켜 댓글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시기 1 댓글의 50.4%가 반중·혐중 내용이었다.
시기 3·4에서는 반혐중 댓글 비중이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한·중관계 개선을 위한 정책·정치적 이슈가 있던 때로 이재명 정부에 대한 정치적 지지, 경제·외교 측면의 실리적 관점, 국내 혐오 정서 상승에 경계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기별로 중국 관련 기사 댓글들에서 어떤 단어가 많이 등장했는지 형태소 분석도 해봤다.
시기 1에서는 중국, 올림픽, 나라, 한국, 선수, 짱깨, 말, 중국인, 사람, 국민, 때, 대한민국, 민주당, 우리나라, 금메달, 돈, 조선족, 짱, 친중, 경기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 대항전인 동계올림픽 성격상 민족주의 성향의 댓글이 많이 보인다. “쇼트 전부 철수해요. 뭐하러 중국 들러리 서줍니까.”(2022년 2월8일, kyng***), “중국은 천년이 아니라 반만년의 적”(2022년 2월8일, neok***) 등 중국에 대한 반감이 드러난다.
또한 이 시기 ‘중국’과 어떤 단어를 많이 연결해 사용했는지 연관어를 분석해봤다.
그 결과 문화와 민족, 역사, 일본, 한국, 미국, 조선족, 한복, 경제 등의 순으로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를 문화대국이라 칭하는데 아무도 인정하지 않으니 남의 것을 자기 것이라 우기는 것”(2022년 2월8일, ucap***) 등 관련 댓글에서 한복이나 김치와 같은 한국 문화를 중국에 편입시키려 한다는 의심과 불만이 주를 이룬다. ‘짱개’와 ‘짱-’이란 중국인을 비하하는 멸칭도 많이 쓰였다.
시기 1이 ‘중국발 요인’이 있던 시기라면 시기 2부터는 국내 정치 상황에 영향을 받은 시기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후 4차 담화에서 “중국인 3명이 드론을 띄워 부산에 정박 중이던 미국 항공모함을 촬영하다 적발된 사건” 등을 예로 들면서, 간첩죄를 수정하려 했으나 거대 야당(더불어민주당)이 가로막아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시기 댓글에서 많이 쓰인 단어는 중국, 국민, 중국인, 나라, 간첩, 민주당, 사람, 극우, 탄핵, 말, 대통령, 선거, 대한민국, 내란, 부정, 정신, 윤석열, 기자, 언론, 인간 등의 순이다. “중국 간첩 많아”(2024년 12월12일, band***), “선관위 이미 다 들통났어. 부정선거 부정부패. 너희가 탄핵 대상이야”(2024년 12월12일, ddea****) 등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는 듯한 댓글이 많이 달렸다.
‘기자’와 ‘언론’ 등을 언급한 댓글이 많은 것은 가짜뉴스 진위를 가리는 기성 언론 보도를 믿지 않으려는 태도를 드러낸다.
시기 2를 기점으로 오프라인에서 정치권 및 보수 시민사회에서 중국·중국인과 관련해 ‘부정선거 개입’ ‘화교 의대 특혜 입학’ ‘건강보험 부당 혜택’ 등 가짜뉴스 기반 선동이 이어졌다. 이를 토대로 혐중 정서가 커지더니 혐중 시위, 노차이니즈 존 등 물리적 공간에서 중국 혐오가 표출됐다.
8개월여 부풀어난 혐중 정서는 시기 3에 반영됐다. 반중, 혐중, 반혐중 댓글 비중만 봤을 때 시기 2 댓글에서 반중이 35.5%, 혐중이 56.7%였으나, 시기 3에서는 반중이 22.4%로 줄고 혐중이 61.9%로 늘었다.
‘짱깨’나 ‘짱꼴라’를 비롯해 ‘화·짱·조’(화교·짱개·조선족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멸칭) 등 중국인·조선족·화교 등에 대한 멸칭을 사용하거나, 이들을 집단적으로 벌레나 병균 등에 비유하거나, ‘박멸해야 한다’는 등의 폭력적인 표현을 수반한 댓글이 빈번하게 확인된다. 인종주의적 표현이 노골적으로 분출된 것이다.
시기 3 댓글에서는 중국에 대한 반감에 더해 이재명 대통령 및 정부·여당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같이 드러냈다. 많이 쓰인 단어는 중국, 중국인, 나라, 무비자, 국민, 극우, 시위, 한국, 사람, 입국, 대한민국, 때, 반중, 미국, 말, 국가, 일본, 돈, 우리나라, 정부 등의 순이다.
중국인 무비자 관광 조치를 앞두고 있었는데, “중국인 많은 곳에 위생 개념도 없고 목소리도 크고 너무 지저분해요”(2025년 9월7일, sunm****) 등 일부 중국인의 민폐 행동에 대한 반감을 표현한 댓글이 달렸다.
APEC 정상회의 이후인 시기 4 댓글에서 많이 쓰인 단어는 중국, 나라, 중국인, 국민, 한국, 민주당, 대한민국, 때, 일본, 사람, 이재명, 국가, 말, 미국, 대통령, 시진핑, 우리나라, 극우, 인간, 법 등이다.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혐중 시위를 법률로써 제재하자는 논의가 여당발로 시작되자 이에 대한 불만이 드러났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대한민국 국민을 버리고 중국과 조선족 편을 들기 시작했다”(2025년 11월7일, smil***) 등이 그 예다.
최근 국회미래연구원(지난해 8~9월), 동아시아연구원(지난해 6월) 등의 여론조사에서도 한국인 10명 중 6~7명은 중국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기 1·3·4의 댓글에 공통적으로 ‘때’가 많이 등장한다. ‘때’의 관계어(같이 많이 쓰인 단어)를 분석해보면 ‘임진왜란’ ‘중공군’ ‘6·25’ ‘전쟁’ ‘코로나’ 등이 뽑힌다. 중국과의 오랜 역사 속에 쌓인 부정적 감정들이 중국 관련 뉴스가 보도되면 연상작용으로 함께 드러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혐중 정서가 쉽게 해소하기 어려울 만큼 자리 잡았다고 진단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반혐중 정서의 등장은 혐중 정서가 한국 사회에서 적극 대응해야 할 문제임을 시사한다.
시기 1·2 시기 반혐중 댓글은 각각 1.0%, 1.3%에 그쳤으나, 이재명 정부로 바뀐 시기 3·4에는 각각 6.2%, 3.6%로 늘었다.
반혐중 댓글을 살펴보면, 시기 3·4일 때 물리적 공간에서 가시화한 ‘혐중 시위’를 두고 ‘폭력’ 및 ‘인종주의’로 규정하고, 이를 비판하는 내용이 많았다.
“집단적 혐오는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폭력”(2025년 9월2일, keil****), “인종차별은 중범죄”(2025년 9월10일, kdhu****), “특정국가나 국민·민족·계층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는 언어, 물리적 폭력을 금지하는 법률이 시급하다”(2025년 9월2일, jghy****), “일본에서는 극우파들이 한국인이 싫다고 혐한 시위를 하는데 우리나라 극우들은 혐중 시위를 하네”(2025년 9월2일, 1425****) 등이다.
혐중 시위가 “나라 망신이다” 등 국격을 훼손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얼마나 많은데 그 사람들의 안전은 상관없는 것인가”(2025년 9월2일, bspa****) 등 재중 한국인의 안전을 생각할 때 혐중 시위가 이기적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중국인 무비자 관광의 경제적 효과를 근거로 혐중 표현을 자제해야 한다는 댓글도 달렸다. “관광산업은 무공해 산업이다.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삽시다”(2025년 9월19일, nam****), “(자영업자에 대한) 업무방해”(2025년 9월19일, amwa****) 등의 의견이 있었다.
시기 4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향후 양국 간 경제협력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안보동맹은 미국일지라도, 경제는 중국이다. 1992~2024년 대중국 무역 흑자가 얼마일까. 2023년부터 적자가 됐다. 다시 무역 흑자로 돈 벌어야 한다”(2025년 11월1일, kasm****) 등의 댓글이 대표적이다. “한한령 풀리면 우리나라에 이득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가 이제 관광산업으로 내수경기도 풀 수 있다” 등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내수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시기 4 댓글에서 많이 쓰인 단어인 ‘중국’과 관련한 연관어 분석을 해봐도, ‘한한령’이나 ‘경제’ ‘수출’ 등의 단어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로 나타난다.
반중·혐중, 반혐중 댓글은 양쪽으로 쪼개진 국내 정치 지형도 드러낸다. 시기 1·2·4 댓글에서 ‘민주당’이 많이 등장한다. ‘민주당’의 관계어를 분석해보면 ‘친중 정권’ ‘중국몽’ ‘좌파’ ‘민주당 지지자’ 등으로 가지치기를 한다. 현 정부·여당을 지지하느냐 혹은 정치적으로 그 반대 진영이냐에 따라 반중·혐중, 또는 반혐중의 정서도 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는 “최근 중국 관련 뉴스 댓글을 살펴보면 정치적 입장에 따라 중국이나 대중 정책 또한 지지·비판하는 입장차가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포털 뉴스뿐만 아니라 유튜브 쇼츠를 통해 중국 관련 뉴스를 많이 보는데 뉴스 소비자들이 콘텐츠 선택부터 댓글 내용까지 국내 정치랑 관여가 많이 돼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했다.
이같이 반혐중 정서는 혐오 표현에 대한 문제의식, 경제·외교 실리적 관점, 정치적 입장 등 여러 시각에서 등장했다. 이 중에서 급변하는 국제관계 속에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지적하는 댓글을 주목할 만하다. 반혐중 댓글 일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상황을 견지하고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미국과 중국 중 한 나라만 선택해야 하는 듯한 사회 양극화가 극에 달해 참 답답합니다. 분명 두 나라 모두 득과 실이 있습니다”(2025년 11월6일, Kss0****), “중국이나 미국이나 똑같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득을 많이 주는 게 최고입니다. 미국, 중국 걱정을 왜 하고 욕을 왜 하나요? 우리한테 최대한 이익이 남아야 국민들도 편합니다”(2025년 9월30일, astu****) 등이 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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