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의 화이부동]‘한방 유혹’이 중도를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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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07-02 04:30본문
이 수치만 놓고 보자면 중도의 목소리가 가장 강하고 영향력도 가장 클 것 같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오히려 정반대로 중도를 폄하하거나 모욕하는 말들이 난무한다. 왜 그럴까? 중도는 선거가 임박하면 크게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중도를 표방한 정당이나 후보는 없거나 매우 약하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어쩔 수 없이 보수와 진보를 표방하는 두 거대 정당의 세력권 소용돌이로 휘말려 들어간다. 거대 양당의 지지도가 비슷할 때 소수일망정 마지막 승부를 결정짓는 게 중도라는 점에서 일순간 대접을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접 시늉을 하는 정당이나 후보는 돌아서선 중도를 향해 ‘기회주의’라고 비웃는다.
윤석열은 ‘자폭’을 함으로써 대통령직을 잃은 전 대통령이 되었지만, 자폭은 윤석열만 한 게 아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도 자폭 노선을 따랐다. “계엄은 고도의 통치 행위”라는 주장을 하며 윤석열 탄핵 반대에 앞장선 윤상현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 임명한 김문수의 정신 상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국민의힘은 윤석열과의 관계를 단절하지 않은 채 윤석열을 껴안거나 아니면 비판은 하지 않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대선에 임하겠다는 후보를 선택했으니, 이걸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
6·3 대선일 닷새 전인 5월29일 중앙일보 기자가 대구 동성로 사전투표장에서 투표하고 나온 시민들을 두루 만났는데 “뜻밖에 지지 후보가 바뀌었다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한 유권자의 말을 들어보자. “둘 다 비등비등했는데 김문수 후보가 진짜 우리가 잘못했다고 얘기하셨으면 그쪽으로 갔을 거다. 당도 우리가 잘못했다, 바꾸겠다 했으면 앞으로 잘하겠지 하고 찍어주겠는데 안 그랬다. 저희 어머니도 여든이 넘으셨는데 옛날부터 쭉 (보수 후보) 찍으시다가 이번에는 아예 말씀을 안 하신다.”(이○○·56)
양당제, 한국정치에 채워진 족쇄
동아일보 논설위원 이진영은 6월11일 “‘멍청한 당’ 국민의힘”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국민의힘은 얼마나 멍청했던가? 이진영은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선거라는 특수성, 대선은 중원 싸움이라는 경험칙을 더하면 윤과 멀고 중도에 가까운 후보를 내세우는 건 승리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었다. 그런데 윤과 가장 가깝고 중도에서 가장 먼 후보를 뽑았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후보 바꿔치기하려고 벌인 소동은 그 불의함과 무능함이 실패 확률 제로라는 친위 쿠데타에도 실패한 옛 1호 당원의 그것과 닮았다. 이길 생각으로 그랬다면 참으로 멍청한 당이다. (…) 친윤계 의원들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며 개혁하자는 젊은 비대위원장을 몰아세우고 있다. 윤의 폭정과 계엄을 싸고돌다 나라를 진창에 빠뜨리고 3년 만에 정권을 내준 ‘폐족’ 친윤이 무슨 낯으로 나서서 목소리를 높이나.”
그럼에도 문제의 핵심은 국민의힘의 ‘멍청함’이 아니다. 멍청함을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표를 주지 않으면 된다. 영원히 사라지게 만들면 된다. 그런데 구조적으로 그럴 수가 없게 돼 있다. 김문수는 41.15%의 득표율로 1439만5639표나 얻었다! 이 정도면 선전(善戰)한 것이라며 자화자찬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하니, 이렇다 할 변화를 기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왜 그렇게 됐을까? 그게 바로 그간 거대 양당 구조로 먹고 살아온 기득권의 힘이다. 칼럼니스트 이대근은 5월27일 경향신문에 쓴 “우리가 선거에서 놓치고 있는 것”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다당제는 정당 간 경쟁과 협력을 촉진하면서 강력한 권력 분산 효과를 낸다”며 “한국이 다당제를 했다면, 내란 책임이 있는 국민의힘은 제3, 4당으로 전락하고, 그사이 진보정당이 유력 정당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런데 새로운 유력 정당의 등장 이전에 멍청한 당에 정당한 응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것만으로도 현명한 당을 원하는 유권자들이 느낄 정치 효능감은 매우 클 것이다.
멀쩡한 정당이 멍청해지는 것도 사실 따지고 보면 다른 대안을 말살하거나 극도로 협소하게 만드는 양당제 때문이다. 이대근의 말을 더 들어보자. “양당제는 다른 이념·비전을 가진 제3당의 등장을 막으면서 의제를 통제하고 대안을 제한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내란 세력과 단절하기는커녕 그들과 한몸이 되어 선거를 치르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이재명이 집권해도 제1야당으로서 반대를 독점할 특권을 누릴 수 있다. 국민의힘이 자기 혁신에 목숨 걸 이유가 없는 것이다. 양당제는 한국 정치에 채워진 족쇄다.”
분권형 개헌과 선거제 개편에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많다. 부디 그 기대가 배신당하지 않기를 빈다. 하지만 제도적 변화와 더불어 정치적 문화·의식 자체를 바꾸려는 노력도 꼭 필요하다. 앞서 소개한, 다당제에 친화적인 중도의 실패에 대해 생각해보자. 거대 양당만 탓할 일은 아니다. 중도 노선을 외쳤던 사람들에게도 전략적 오류가 있었다. 그간 중도를 표방한 이들은 선거 때만 잠시 목소리를 냈다가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아들곤 긴 침묵으로 빠져들었다가 다시 선거 때에 나타나는 패턴을 반복했다.
‘시민운동 모델’ 고려해볼 만
물론 그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는 일이긴 하다. 선거 때에만 자신들을 알릴 수 있는 장이 서니 모든 면에서 열악한 중도 정치 세력으로선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게다. 그런데 그런 패턴이 굳어지면서 유권자들이 중도를 기회주의로 오해하는 문제를 낳고 있다. 중도가 그런 문제를 극복하고, 선거 시즌을 넘어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선거 때에 큰 걸 이루려는 ‘한방 유혹’이 중도를 죽인다는 걸 인정하면서 획기적으로 새로운 모델을 찾아 나서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그 어떤 새로운 모델이 가능할까? 사적인 자리에선 많이 거론되지만, 공개적으론 거의 언급되지 않는, 시민운동 모델을 원용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자.
이 모델은 중도 정치 세력이 시민운동을 겸하면서 유권자들로부터 지명도와 신뢰를 얻어나가는 방식이다. 이 모델은 평소 지속 가능한 활동력을 보여줌으로써 유능한 인재들을 끌어모아 선거 때에 정당 조직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당장 제기될 수 있는 반론은 “그건 시민운동에 대한 모욕”이라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위선적이다. 이미 시민운동단체는 충분히 정치적이거니와 정파적인 집단으로서 정관계 진출의 주요 통로 중 하나로 활용돼왔기 때문이다.
시민운동단체의 이런 이중성에 대해선 그간 많은 비판이 제기돼왔지만 달라진 건 없다. 이젠 그러려니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교수, 언론인, 법조인 등이 시민운동과 관련된 사회자본을 통해 정관계에 대규모로 진출하는 관행이 지난 수십년간 지속돼온 것을 설명할 수 없다. 이런 위선과 기만이 비판받아야지, 왜 정직하게 “언젠가는 정당으로 전환할 시민운동단체”라고 밝히는 게 문제가 된단 말인가?
그간 정파적 시민운동단체는 거의 대부분 거대 정당들처럼 진보 아니면 보수였다. 중도는 없거나 매우 드물었다. 이제 중도는 선거 때만 나타나서 갑자기 정당과 같은 정치조직을 만들어 표를 얻어보려는 ‘한방 유혹’을 떨쳐버리고, 기존 거대 양당체제를 깨겠다는 확실한 비전과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면서 평소 실력으로 승부를 보아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들을 향해 “당신들에게 다른 대안이 있어?”라는 식의 암묵적 협박을 하면서 퇴행을 일삼는 오만방자한 거대 정당에 철퇴를 내릴 수 있다.
대안이 없어 당했던 인질 노릇, 이젠 그만둘 때가 되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7월 1일부터 올해 에너지바우처 사용이 가능하다고 29일 밝혔다.
에너지바우처는 기초생활수급 가구 중 기후 민감 계층에게 전기요금과 도시가스비, 지역난방비, 연탄 구입비 등 냉·난방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수급자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7세 이하 영유아, 장애인, 임산부, 중증·희귀·중증난치질환자가 있는 가구, 한부모 가족, 소년소녀가정(가정위탁보호 아동 포함)인 가구라면 에너지 바우처를 받을 수 있다.
올해 지원 금액은 1인 가구 29만5200원, 2인 가구 40만7500원, 3인 가구 53만2700원, 4인 가구 70만1300원으로, 해당 금액을 올 7월1일부터 내년 5월25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실물카드(국민행복카드)로 직접 에너지원을 구매하는 방식과 전기요금 등의 차감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에너지 바우처는 지난 9일부터 접수를 시작해 현재까지 113만6000가구에 지급이 완료됐다. 올해 목표 가구인 130만7000가구의 86.9% 정도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 바우처 발급을 이어갈 예정이다.
올해는 수급 가구가 폭염에 원활히 대응할 수 있도록 동·하절기 바우처를 몰아 쓸 수 있도록 했다. 만약 하절기 전력 사용량이 적어 동절기에 바우처를 사용하고 싶다면 행정보지센터나 복지로 사이트( 바우처 미차감 신청을 하면 된다.
산업부는 바우처 미신청 가구에는 우편·문자를 비롯해 지자체 협조를 받아 제도를 인지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또한 바우처를 발급받았지만 사용이 어려운 가구를 찾아 도와주는 ‘에너지복지서비스’ 대상자를 지난해 3만1000가구에서 올해 4만7000가구로 확대한다.
에너지 바우처 신청은 올해 12월31일까지 행정복지센터나, 복지로 사이트를 통해 하면 되고 관련 문의는 에너지바우처 콜센터(1600-3190)에 하면 된다.
조익노 산업부 에너지정책관은 “지난해까지는 바우처의 양적 확대에 집중하여 대상과 단가 위주의 정책을 추진했으나 올해는 현장 체감 확대와 질적 개선에 중점을 둘 예정”이라며 “바우처를 발급받으신 분들은 올 여름 빠짐없이 사용하시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이사(사진)는 26일 최근 디지털 금융의 화두인 ‘원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당국의 검토하에 합리적인 제도가 마련되고 또 참여할 수 있다면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엔페이(Npay) 미디어데이 2025’에서 “원화 스테이블 코인과 관련한 정부의 구체적인 방향성이 나오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세계적 흐름과 국내 논의에 발맞춰 대응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다. 최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당 주도로 스테이블 코인 규제 방안 등이 담긴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발의됐다. 법제화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전통적 은행권뿐 아니라 핀테크 기업 등도 주도권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은행·카카오페이 등은 최근 스테이블 코인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다.
박 대표는 “네이버페이는 온·오프라인의 방대한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와 위험요소에 대응할 역량을 갖췄기 때문에 스테이블 코인의 제도적 안착 여부를 가늠할 사례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며 “비금융 회사 중심으로 운영되는 상황이 온다면 완벽하진 않지만 기존 포인트 지급을 스테이블 코인으로 대체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서비스 10주년을 맞은 네이버페이는 온라인 중심 간편결제를 오프라인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연내 출시 예정인 오프라인 결제 단말기 ‘커넥트’에선 현금·카드 등 전통적 결제 수단부터 QR·마그네틱 보안전송(MST)·근거리무선통신(NFC), 얼굴인증 기반의 ‘페이스 사인’까지 모든 결제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커넥트는 새롭게 도입되는 결제 기술도 모두 수용하는 단말기로 모든 가맹점이 결제·예약·주문 등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며 “사용자와 가맹점을 오프라인에서도 매끄럽게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방송 3사의 21대 대선 출구조사 결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20~30대 청년층의 높은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역시 20대 여성 지지율이 5.9%에 이르는 등 20~30대에서 전체 득표율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 다이브가 실제 대선 투표 결과를 분석해보니 청년층 거주 비율이 높은 읍면동 지역일수록 이준석·권영국 후보의 득표율도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의 경우 상관계수가 0.879였고, 권 후보는 상관계수가 0.542로 측정됐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청년층 거주 비율이 높아질 때 득표율도 함께 상승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후보의 득표율이 가장 높았던 서울 성동구 사근동(20.14%),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18.5%), 서울 성북구 안암동(17.91%) 등은 모두 대학가가 있는 곳으로 청년층 거주 비율도 50% 안팎으로 높았다. 권 후보 역시 서울 마포구 연남동(2.61%),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2.54%), 서울 관악구 낙성대동(2.47%) 등 득표율 상위 10위권 내에 청년층 거주 비율이 40%가 넘는 지역이 7곳이나 됐다.
이런 공통된 특성 때문인지 개혁신당과 민주노동당의 득표율 역시 상관계수가 0.573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개혁신당의 지지율이 높은 지역에서 민주노동당의 득표율도 대체로 높았다는 의미다.
두 후보의 또 다른 공통점도 있었다. 시군구별 1인당 종합소득금액과 4개 정당의 득표율을 비교했더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개혁신당과 민주노동당은 대체로 소득이 높을수록 득표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혁신당은 1인당 종합소득금액과 0.402의 상관계수를, 민주노동당은 0.376의 상관계수를 나타냈다.
이러한 특성을 살펴보면 거대 양당에 피로감을 느낀 청년층이나 고학력 혹은 고소득 계층에서 대안 세력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이 후보나 권 후보에게 표를 던졌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대선 전 데이터저널리즘팀이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팀과 335개의 여론조사를 종합해 메타 분석한 여론조사 ‘경향’의 통합 지지율 추정치에서도 이 후보와 권 후보는 무당층이나 중도 성향의 응답자에게서 평균보다 높은 지지율이 나왔다.
민주당이 지난해 총선에 비해 청년층의 민심을 더 파고들지 못했던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서울시 행정동 중 20~30대 거주 비율이 40%가 넘는 52개 동(2025년 대선에서는 53개)의 대선 투표 결과를 분석해보니 20대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승리 지역이 27개였고 민주당 우세 지역이 25개였지만 지난해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47개, 국민의힘이 5개였다. 총선을 거치면서 민주당의 압도적 우세로 뒤바뀐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승리 지역이 41개, 국민의힘이 12개로 민주당 우세 지역 숫자가 다소 줄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30대는 대안 정당을 원한다고 할 수 있지만, 진짜 싫어하는 세력이 당선될까봐 적극적으로 지지를 표출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며 “결국 이러한 목소리는 선거제도 개혁을 원하는 요구와도 맞물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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